'기드온 300' 일만원 후원내역서 - 2018년 11월

관리자님 | 2019.01.18 06:55 | 조회 431


엄마와 분꽃       -이해인-

 

엄마는 해마다

분꽃씨를 받아서

얇은 종이에 꼭꼭 싸매 두시고

더러는 흰 봉투에 몇 알씩 넣어

멀리 있는 언니들에게

선물로 보내셨다

 

어느 날

학교에서 돌아 온 나에게 엄마는

"분꽃씨를 뿌렸단다

머지않아 싹이 트고 꽃이 피겠지?"

하시며 분꽃처럼 환히 웃으셨다

 

많은 꽃이 피던 날

나는 오래오래 생각했다

 

고 까만 꽃씨 속에서

어쩌면 그렇게 푸른 잎이 돋았는지?

어쩌면 그렇게 빨간 꽃 노란 꽃이

태어날 수 있었는지?

 

고 딱딱한 작은 씨앗 속에서

어쩌면 그렇게 부드러운 꽃잎들이

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는지?

 

나는 오래오래

분꽃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.

twitter facebook google+
86개 (4/5페이지)
번호
제목
글쓴이
조회
날짜